작년과 달라진 점
예전보다 기분이 오락가락 심하지 않다는 점
머리로 뭔가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는 점
예전만큼 우울하거나 감상에 젖기가 정말 힘들다는 점
머리로 화가 나도 입으로 뱉지 않는다는 점
사람들한테 입바른 소리를 좀 한다는 점
잠을 못 잔다는 점
두통이 약 몇 알로 예전처럼 사라지지가 않는다는 점
스트레스 받으면 화를 내지 않지만 몸이 아프게 된다는 점
쉽게 팔다리가 아프다는 점
과거의 모든 걸 기억하려고 하고 확인하려 하던 게 1퍼센트쯤 남아 있지만 대부분은 정말 잊어버렸다는 점
인생에 대한 의욕은 없는데 스스로의 삶을 계속 생각해본다는 점
남들한테 조언하려다가 입을 닫는다는 점
꿈이나 하고픈 일이 많다는 게 결코 좋은 점이 아니라는 점
남들이 하는 싫은 소리를 받아 들여보려고 곱씹는다는 점
예전의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잘은 기억나지 않는데 대충 엉망이었다는 걸로 기억한다는 점
집에서 떠나고 싶다는 점
조용하면 잠에서 깬다는 점...
뭔가 하고 후회하거나 그 뒤에 수습해야하는 게 귀찮고 엄두가 안 나서 시작도 안 한다는 점
뭘 해도 기분이 썩 좋아지지 않는다는 점
사람들이 나와 다르다는 것이 예전엔 불안하고 두려웠는데 이제는 별 생각이 없다는 점
과거의 자신이 창피하고 부끄럽고 민망하며 수치스럽다는 점
뭘 해도 눈물이 전혀 안 나온다는 점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주목받고 싶은 욕구가 거의 없어져 이젠 미미한 정도가 됐다는 점
회피하는 건 너무 편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
내가 40대가 됐을 때는 사람들이 혐오하는 40대의 요소 중 몇 가지나 충족하게 될까 궁금하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