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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이호연-12 2022. 9. 1. 01:54

왜 나를 떠나가는 걸까? 나는 궁금하다. 사람들이 왜 나를 떠나가는 걸까?

그들은 나 없이도 잘 살 것처럼 보인다. 정말 그럴까? 내가 지나간 자리는 왜 폐허가 될까?

우리 출판사의 작가 사무실이 없어진다고 했다. 나는 나 또한 아무것도 출판사에 이득가는 일은 하지 못한 사람이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 못견디게 힘들고 슬펐다 ... 왜 떠나가는 걸까? 매일 악몽을 꾼다. 악몽 속에 성폭행범도 나오고 아빠도 나온다. 벌레도 많이 나온다.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 꿈을 꿨다. 미국풍 전원 주택에서 엄마와 아빠가 갈라서는 동안 나는 하나를 붙이면 하나가 더 태어나는 벌레를 아빠 몫으로 붙이고 있었다. 둘은 이혼하기로 했고 나에게 의사를 물어보았다. 나는 마음대로 하라고 했지만 아빠 몫의 벌레를 혼자 창문에 꾸역꾸역 붙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나에게 의사를 실제로 물어본 것은 내가 9살 때임에도 불구하고, 20여년이 가까이 지난 지금에도 그냥 둘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그대로 꿈은 악몽으로 변해서 밀웜들이 벌레가 돼 창궐했고 집에 있던 고양이(어째서인지 유투브에 있던 고양이가 나왔다)가 밖으로 뛰쳐나갔다. 고양이 코랑 입이 감염돼서 내가 잘라주었고 막 피가 났다. 벌레들은 에프킬라를 쏴서 죽였는데 갑자기 햄스터 한 마리가 나타났다. 난 이걸 죽일 수 있을까? 이걸? 이걸 죽인다고? 하면서 생각하다가 이런게 진짜일리가 없다면서 비명을 질렀는데 비명을 듣지 못해서 실제로 비명을 지를 때쯤 여행 중이어서 옆에 있던 애인이 날 깨워주었다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는 '코와 입을 가리지 않으면 모두가 당신을 싫어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데 그 누구도 나에게 지하철 손잡이도 기댈 곳도 주지 않아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허리가 아파서 웅크렸다가 섰다가 사람들을 원망했다가 어디서 내려야지 라고 생각했다가 막 절망 속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상상을 하다가 기분좋아지는 다른 세계 생각을 하다가 겨우겨우 사람들 사이에 몰려서 내렸다

허리가 너무 아팠고 애인이랑도 싸웠고 여행에서는 비가 와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나는 하루 종일을 잤다 누워서 계속 잤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