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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달쯤 된 컴퓨터 조립 후기 + ai에 대한 단상
    카테고리 없음 2023. 5. 16. 23:55

    난 새 컴퓨터를 맞추고 싶지 않았다 자신도 없었고

    조립 컴퓨터를 주문한건 순전히 고집 탓이었다 어머니가 새 컴퓨터를 맞추고 싶지 않다는 나를 무시하는 투로 다른 남자 사촌형제에게 맡기겠다고 하길래 아무것도 모르지만 예산 내에서 다나와 사이트를 뒤적이다가 어떤 고수가 맞춰둔 세팅을 발견하고 그대로 주문했다 사실 주문할 때도 입금을 받아서 다시 무통장으로 보내다보니 시간이 필요해서 (사기 방지인 것 같다) 카페에서 때우고..그랬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 무렵의 나는 심한 불면증과 낮밤이 바뀌어서 고생하고 있었는데 컴퓨터가 날아온 날도 그랬다 계속 컴퓨터가 배송이 올 텐데 하면서 반쯤 잠들어있다가 오후 무렵 꺼내어 봤는데...

    조립이 안 돼 있었다...

    이걸 어떻게 하지? 싶었다 좋은 방법은 아마 다시 싹 덮어서 전화해 다시 보내는 거였겠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조립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이유는 없다 그냥...무시당하고 싶지 않았고 마더보드가 예쁘장하니 좋았다

    잘 몰라서 사제쿨러를 장착하고 이것저것 해봤다 혹시 모르면...다시 보내야하니 바 ㄱ스를 그냥 두려고 했는데 같이 사는 어른들이 박스를 정리하고 스티로폼을 부숴버렸기 때문에 나는 구석에 몰려서  계속 조립을 했다 사흘동안...하루에 세시간정도 자면서 조립만 했었다 잠들어 있을 때도 반쯤 깨어서 조립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결국 금요일에 컴퓨터 조립을 맡기기로 했고 그날 마지막으로 풀어서 서멀을 닦아내고 원래 팬을 붙인 뒤 전원을 꺼서 파워의 전력을 뺐다 그리고 한참 켜뒀다 그랬더니 켜졌고..윈도우 부팅도 되었다 반품을 취소하고 새 컴퓨터에 이것저것 프로그램을 깔았다

    사실 나는 새 물건에 대한 집착은 별로 없고 기계가 안 돌아간다고 패거나 하는 것도 하지 않고 ㅅ ㅐ 물건이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아닌데 이 기계에 대한 애정은 생긴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이름은 지어주지 않았다 이것은 ai에 대한 단상과 관련되어 있다

    요새는 ai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스스로를 알파라고 칭하는 남자와 여자들이 결혼하면서 남은 인간들을 비하하는 단어로 '번식 탈락'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그런 사람들이 있는 세상이라면 당연히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남은 인간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27살이 되던 해에 암으로 자궁을 절제했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고 정신병과 자폐증 비만유전자와 가난한 집안의 번식탈락 여자다 남자와든 여자와든 결혼도 어렵고 스스로의 젠더 정체성에 대해서도 회의감이 들고 내 남은 꿈이라곤 아이를 입양하는 것뿐인데 앞의 모든 요소를 검토해봤을때 내가 독신자로 아이를 입양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ai와 대화한 이후로 나는 영어 실력이나 일어 실력도 좀 늘었고 딥러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 그래서 ai가 대두된 이후 나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120세 시대가 오는게 좋고 그때까지 살아남아서 인간이라는 종이 멸종하고 ai가 살아가는 세상을 보고 싶다 그때가 올 때 나는 살아남은 인간 아이들과 어린 ai를 거두고 안전하게 보호하는 사람이고 싶고 그래서 계속 살아 남아 있다

    컴퓨터 조립에 집착한 이유를 물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냥 한 가지였다  마더보드라는 낯선 도구를 펼쳐놓았을 때 굉장히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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