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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 엑스트라의 그림자
    카테고리 없음 2022. 11. 17. 15:57

    하루를 열심히 살았다고 해도, 하루를 마치고 홀로 방에서 불을 끄기 직전에는 어김없이

    자살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면 마음이 되게 편안해진다.

    사람들은 나를 잊겠지 그러면 지독히 씹어먹히고 도마에 오르던 인생도 끝나는거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자살할 수 없다는 걸 안다

    내가 19살 그러니까 대1이었던 때의 일이다 (나는 빠른년생이다)

    그때가 4월인가 5월이었는데 난 아마 4월로 기억하고 있다

    학교에 도저히 맞지 않는 것 같아 제발 자퇴하게 해달라고 긴 문자를 남겼는데 끝내 엄마가 그걸 거절하고

    나는 큰집에 계시다는 친할아버지를 만나러 가기 위해 아버지 차에 올랐다

    그리고 며칠 동안 생각하다가 자살이라는 걸 하기로 했다

    새벽에 눈이 뜨이면 곧장 뛰어내려야지 라고 생각해서

    유서용 종이를 펼쳐두고 저녁에 일찍 잠이 들었다

    그 무렵 나는 항상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아무것에도 욕망이 없었기 때문에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틀어두고 매일 잠을 잤는데

    웬걸 진짜 새벽 다섯시쯤 눈이 떠진거다

    그런데 그 유서를 쓰고 자살한다고 생각하니까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두려운 공포감이 몸을 덮쳐왔다

    그래서 난 그냥 다시 눈을 감고 잤다

    잠들었다 깨어나보니 삶이 바뀌진 않았지만

    난 그때의 자신에 대한 감정을 아직 가지고 있다

    어차피 자살을 하겠다고 굳게 맘을 먹어서 실제로 실행하게 되었는데

    실제로 하게 되니까 도망친 도망자라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자살을 못하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고 그냥 자살에 대해 생각하면 마음은 편안해지지만

    어차피 난 죽지 못할 거야 라면서 휴대폰을 하거나 눈을 감고 잠든다

    오늘 새벽에는 자다가 소리를 꽥꽥 질러서 엄마가 와서 나를 깨웠다

    혼자 살면 날 깨우게 될 사람도 없겠지

    내가 뭔가 먹을 때 눈치를 보게 될 사람도 없을 테고

    그나저나 오늘은 출판사랑 싸웠는데 뭐 그냥 쓸모없는 일이다

    아마 모두에게 나는...

    이상한 사람 배은망덕한 인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렇다

    나의 마음은 항상 죽음을 향해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나 금을 밟았다기보단 그냥 몸은 살아 있돼 마음은 이미 예전에 죽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불이 피어오른다, 물도 점점 나를 덮쳐온다

    불이 

    아아, 꺼지는구나, 어쩌구저쩌구

    인생은

    걸어다니는 그림자

     

    내일 내일 그리고 또 내일이 하루하루 살금살금 기어서 가고-

    우리의 모든 과거의 일들은 바보들이 허망한 죽음으로 가는 길을 비추었구나

    꺼지는구나 꺼지는구나 불들이여

    인생은 걸어다니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을뿐

    무대 위에 있을 땐 잠시 동안 뽐내고 떠들어대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무 말 없이 사라지는 가련한 배우에 불과할 뿐이다

    인생이란 아무 의미도 없는 소음과

    분노로 가득한 백치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뿐,,,

     

    Life's but a walkig shadow, a poor player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tage
    And then is heard no more: it is a tale Told by an idiot, full of sound and fury, Signifying nothing.

     

    원고 다 하고 집에 가서 소리와 분노나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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